동영상을 보고 별로라고 느껴서 넘기려 했지만 얼마 안 하기에 충동적으로 사버렸습니다. '스팀에 등록되긴 했는데 해 볼 분은 얼마 없는 것 같고 뭐가 됐든 한번 밟아 보자. 재미 없어도 재미 없다는 리뷰로 글 하나는 쓸 수 있겠지.' 그리고 이 글을 씁니다.
스크린샷을 보면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을 게임입니다. 비쥬얼드는 아니고 처즐 룰을 쓰고 있습니다. 보다시피 흔한 룰을 차용한 게임인데 발전은 없고 퇴보가 느껴지는 게임입니다.
일단 퍼즐 맞추는 건 기본적인 룰 뿐이며 특별한 재미는 없습니다. 뛰어난 시스템이나 편한 점 같은 것도 없는 건조한 퍼즐입니다.
스크린샷에 조금 특이한 부분이 보일 겁니다. 상단에 있는 괴물들, 왼쪽에 인벤토리 인지 뭔지 같은 것에 열쇠에 무기, 숫자들의 나열, 퀘스트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던전을 탐험하는 RPG를 떠올리게 하는 조합입니다. 이 게임은 단순하긴 하지만 던전을 무대로 합니다. 상단에는 캐릭터가 걸어가고 괴물이나 문, 상자가 하나씩 나타납니다. 아래 쪽의 퍼즐 화면에서 검이나 지팡이를 맞추면 적을 공격하고 열쇠를 맞추면 문을 열 수 있습니다. 때때로 아이템을 얻는데 사용하면 문을 열거나 체력을 회복하거나 적에게 대미지를 주거나 합니다.
퍼즐 조각 중에는 나무나 돌도 있습니다. 그리고 왼쪽에는 나무, 돌 아이콘에 숫자가 써 있습니다. 나머지 2개는 경험치와 돈입니다. 던전을 돌면서 이런 것들을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과제물들이 있습니다. 저것들을 하나씩 처리하고 점수를 올리면 등급이 높아집니다. 이쯤에서 게임 제목을 다시 봅시다. 천만이군요. 그렇습니다, 천만 점에 이르는 게 게임의 목표입니다. 이 게임의 정체성을 발표합니다. 아주 끔찍하게 지루한 노가다 게임입니다!
다음 스크린샷입니다. 소개 순서상 두 번째로 보여 드리는 스크린샷이지만 사실 여기가 플레이어가 게임을 시작하는 장소입니다. 저 위에는 최고 점수가 적혀 있고 자유를 얻으려면 천만점을 따라고 합니다. 화면도 칙칙한데 아주 의욕을 북돋아주는군요. 혹시 이 게임을 하는 분이 있다면 팁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당장 게임을 종료해 보세요. 그것이 진정한 자유입니다.
던전을 돌면서 얻은 돈, 나무, 돌, 경험치는 이곳에서 쓰입니다. 시설을 짓고 무기, 방어구를 업그레이드 하고, 스킬을 배웁니다. 이 과정은 전혀 즐겁지 않습니다. 이런 반복 작업이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귀찮은데 이것을 그럴싸하게 해 줄 업그레이드의 즐거움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스크린샷을 보면 처음엔 방들이 막혀 있습니다. 그리고 자원을 모으면 시설이 세워지고 입구가 뚫리게 됩니다. 일단 시각적으로 변하는 건 이게 전부입니다. 처음에 방을 막고 있던 나무 판자들이 제거 되고 뚫려 있는 검은색 사각형이 되는 것, 정말 그게 다입니다. 각 방을 클릭하면 메뉴가 팝업되고 그 시설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목록이 뜹니다. 돈을 쓰면 공격력이 조금 올라가고 방어력이 조금 올라가고 자원을 10% 더 얻네 돈을 10% 절약하네 이런 잡다한 스킬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시설 또한 레벨이 있어서 더 자원을 써서 업그레이드 합니다. 물론 달라지는 건 숫자 뿐입니다. 시설 레벨이 1에서 2가 되고 3이 됩니다. 그럼 좀 더 많은 돈을 써서 무기, 방어구 능력치를 올리고 좀 더 요구 경험치가 많지만 왜 이런 짓을 해야 하는지 모를 스킬들을 배웁니다.
이런 업그레이드들은 그저 지루할 뿐입니다. 무기, 방어구의 능력치를 올려도 다음 던전에는 더 강한 몬스터들이 세팅됩니다. 강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기 보다는 그렇게 안 하면 진행을 못 합니다. 숫자 외에는 달라지는 게 없는 업그레이드에 적들은 더 강해지기만 하기에 싸워도 아무런 쾌감이 없습니다. 업그레이드 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고 항상 같은 공격을 여러 차례 해야만 겨우 쓰러지는 강인한 적들 때문에 짜증만 납니다. 더 강한 적이 나오면 적을 눈 앞에 둔 채 여러 번 퍼즐을 맞춰서 공격을 해야 합니다. 이걸 적이 쓰러질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퍼즐 푸는 것 자체도 창의적이지 않고 템포가 느려서 답답합니다.
게임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던전에 가서 나무인지 돈인지 하는 것들의 숫자를 올리고 돌아와서 그 숫자들을 깎고 뭔가 다른 숫자를 올립니다. 그리고? 또 던전에 갑니다. 또 나무인지 돈인지를 모아서 돌아옵니다. 또 뭔가 올립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의 선택과 효과를 명확하게 느낄 수 없으며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게임이 아니라 노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등급을 올리는 것도 별로입니다. 첫 번째 스크린샷에서 3개의 과제들이 등록되어 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이런 슬롯이 3개가 있고 차례대로 과제들이 채워집니다. 과제를 달성하면 그것이 지워지고 다음 것이 들어옵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다음 걸 받다 보면 등급업 과제가 나오고 요구 점수를 넘으면 다음 등급으로 갑니다. 이렇게 슬롯에 들어온 것만 판정이 되기 때문에 미리 조건을 채워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런 시답잖은 과제들을 성공하고 다시 과제를 받아서 던전에 들어가는 일이 반복됩니다. 업그레이드 시스템이나 등급 시스템이나 플레이어를 잡아 두려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 게임은 퍼즐을 풀고, 던전을 탐험하고,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고, 등급을 올리는 게임입니다. 창의적이지 않은 건 괜찮지만 지루하게 구성했기 때문에 다른 게임 보다 나은 점이 없습니다. 재미 없는 것만 독창적입니다. 시각적이든 청각적이든 스토리 텔링이든 단계적으로 주어지는 리액션도 전무하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되지 않으며 따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