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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

유토니움 2017. 6. 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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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푸아로 장편소설이자 애거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너무 유명하고 쉽게 언급되는 게 유일한 단점입니다. 21세기 독자는 스포일러 피하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킹스 애벗은 '남 얘기하기'가 보편적인 취미 활동으로 통하는 시골 마을입니다. 특히 소문 전문가 캐롤라인이 작중 적지 않은 역할을 합니다. 애거서가 이를 아껴두었다가 훗날 마플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푸아로는 은퇴해서 호박을 키우는 꿈이 있었습니다. 은퇴한 푸아로가 시골에 와서 지내다 사건을 만난 것입니다. 세 번째 장편소설에서 은퇴라니 너무 이른 것 같지만, 알다시피 이후로도 푸아로 소설은 잔뜩 나옵니다. 이 작품은 1926년 작으로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 가운데서도 초기작입니다. 애거서도 푸아로 소설을 그렇게 많이 쓰게 될 줄은 몰랐을 겁니다.

헤이스팅스가 떠난 시점에서 나온 첫 소설이기도 합니다. 푸아로가 헤이스팅스를 그리워하며 여러 번 언급합니다.

  "제겐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제 곁을 떠난 적이 없었던 친구였지요. 때때로 어리석은 행동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긴 했지만 내겐 정말 소중한 친구였죠.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은 그 친구의 바보 같은 행동까지 그립다니까요. 그의 순진함, 솔직한 표정, 내 재능으로 그를 놀라게 하고 즐겁게 해 주면서 얻은 기쁨, 이런 모든 것들이 정말이지 그립습니다."

  "우선 모든 일을 논리적으로 보아야 한다."
  "딱한 친구 헤이스팅스가 하던 말과 똑같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친구는 한 번도 논리적으로 본 적이 없었지."

  "이따금 친구 헤이스팅스가 몹시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내가 말씀드렸던, 지금 아르헨티나에 산다는 친구 말입니다. 내가 큰 사건을 맡을 때면 그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지요. 그리고 나를 도와주었지요. 그렇습니다, 그는 종종 나를 도와주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친구에게는 그러니까, 무심하게 진실과 맞닥뜨리는 재주가 있었거든요. 비에 낭탕튀(물론) 그 친구 자신도 알지 못한 채 말입니다. 한번은 정말이지 바보 같은 얘기를 했는데, 바로 그 바보 같은 얘기 속에 담긴 무엇인가가 내게 진실을 밝혀 준 적도 있답니다! 그리고 또 그 친구는 흥미진진한 사건을 모두 기록해 두는 습관이 있었지요."

애거서의 1920년대 작품 중 가장 이름난 대표작입니다. 당시 이걸 쓴 애거서가 얼마나 즐거웠을까 싶습니다. 놀라운 결말을 조심조심 이끌어가는 작가 입장에서 즐겨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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