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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파인 사건집 / 애거서 크리스티 ★★ 본문

추리소설

파커 파인 사건집 / 애거서 크리스티 ★★

유토니움 2017. 3. 2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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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파인은 애거서가 1930년대에 쓴 14개 단편에서 주인공을 맡은 캐릭터입니다. 그중 12개 단편을 묶어서 낸 것이 파커 파인 사건집입니다.

12개 단편은 전반부 6개와 후반부 6개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전반부 6개는 파커 파인의 본업 이야기입니다. '행복하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파커 파인 씨와 상담하십시오.'라는 광고를 본 사람들이 사무실을 찾아와서 상담합니다. 그럼 뒤에서 시나리오를 꾸며서 행복을 찾아주는 게 파커 파인의 사업입니다. 후반부 6개는 파커 파인이 휴가 중에 겪는 이야기로 범죄 사건을 다룹니다. 추리소설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파커 파인만의 특성도 없어서 별로입니다.

이 책에서 볼만한 점은 파커 파인의 특이한 사업과 유쾌한 전개입니다. 애거서의 새로운 시도에 약간의 재미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수많은 책 가운데서 추천할 정도는 아닙니다. 색다른 재미도 몇 편 가지 못합니다. 파커 파인이 휴가를 떠나면서부터는 정체성이 정말 애매해집니다. 여행하다 마주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되는데 개성도 재미도 없습니다.


중년 부인
바람 피는 남편을 두고 슬퍼하는 부인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의뢰입니다. 파커 파인이라는 캐릭터와 특수한 사업을 엿볼 수 있는 첫 단편입니다. 재미있게도 파커 파인의 비서로 펠리시티 레몬이 출연합니다. 레몬은 이후 푸아로의 비서로도 일합니다.

-행복하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파커 파인 씨와 상담하십시오. 리치먼드 가 17번지.

"지난 35년 동안 정부 기관에서 통계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을 했었지요. 은퇴를 하고 나니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주 간단한 일이랍니다. 불행은 기껏해야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되지요. 제가 장담합니다. 병의 원인만 파악하면 그 치료법은 찾아낼 수 있습니다."

불만스러운 군인
권태에 빠진 퇴역 군인이 파커 파인을 찾아옵니다. 의뢰한 군인이 이후 한 편의 모험을 겪는 이야기입니다. 이 단편은 아리아드네 올리버가 최초로 출연한 소설입니다. 의뢰인을 위해 시나리오를 짠 사람이 올리버 부인이었습니다. 올리버 부인은 추리소설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입니다. 바로 애거서 크리스티 본인을 모델로 만든 캐릭터입니다. 올리버 부인은 이후 푸아로 시리즈에도 출연합니다.

괴로워하는 여인
친구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모조품으로 바꿔치기한 여인이 파커 파인을 찾아옵니다. 의뢰 내용은 반지를 남몰래 되돌려놓는 것입니다. 파커 파인은 손쉽게, 하지만 의뢰인의 요구와는 조금 다르게 일을 완수합니다. 재미있었습니다.

불행한 남편
아내가 이혼을 원하는 게 고민인 남자가 찾아옵니다. 파커 파인은 가짜 애인을 파견해서 부부 사이를 자극하기로 합니다. 등장인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마들렌 드 사라가 애인 역할로 분투하는 모습은 재미있었습니다.

회사원
이번 의뢰인은 특별히 불행하거나 원하는 것이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쳇바퀴 같은 일상을 조금 벗어나고픈 회사원입니다. 의뢰인은 파커 파인의 중개로 소설 같은 모험을 경험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스릴을 만끽한 의뢰인의 흐뭇함, 의뢰인 모르는 곳에서 벌어지는 대화가 다른 각도에서 재미를 더해줍니다.

부유한 미망인
돈이 너무 많아서 주체하지 못하는 부인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이야기입니다. 교훈을 담은 옛날이야기 같은 느낌입니다. 공감 안 되고 재미도 없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다 가졌습니까?
파커 파인이 여행 중 만난 여자의 고민과 보석 도난 사건을 해결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파커 파인이 사무실을 벗어나며, 탐정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바그다드의 문
여행하던 파커 파인이 살인 사건 범인을 밝혀내는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추리소설 같은 단편으로 인상적인 건 없습니다.

시라즈의 집
시라즈에 간 파커 파인이 그곳에 영국 장관의 딸이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수상한 내력을 들은 파커 파인이 여인의 불행을 해결합니다. '행복하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파커 파인 씨와 상담하십시오.' 출장 버전 같습니다.

값비싼 진주
사라진 진주를 찾는 단편입니다. 파커 파인의 심리 해설로 끝나는 마무리는 훈훈하지만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나일 강 살인 사건
선실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비슷한 개요의 푸아로 단편도 생각났는데 전 두 작품 다 별로였습니다. 넘겨짚기식 해결이라 추리도 별 볼 일 없고, 파커 파인에 어울리는 단편도 아니었습니다.

델포이의 신탁
파커 파인이 유괴 사건을 해결하는 단편입니다. 트릭이 살짝 들어가긴 했지만 그저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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