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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블 나이트

셔블 나이트(Shovel Knight) IGN 리뷰

유토니움 2014. 6. 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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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 IT


유행은 돌고 돈다. 최근엔 복고풍, 픽셀 아트, 엄한 난이도, 고전의 재창작이 유행인 것 같다. 야트 클럽(Yacht Club)의 셔블 나이트(Shovel Knight)는 이런 유행의 산물이자, 이런 게임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 유행을 틈탄 반짝 장사를 노리지도, 관심만 끌다가 되다 만듯한 게임을 내놓지도 않았다. 포장만 그럴싸한 게 아닌 제대로 된 게임이며, 록맨 9, 10 이래로 최고의 레트로풍 게임이라 할만하다.

셔블 나이트는 패미컴 고전작품들을 깊이 고찰하고 훌륭하게 녹여냈다. 플레이 방식, 여러 보스들, 레벨 디자인은 록맨의 영향을 받고 있다. 막혀 있는 루트를 비선형으로 열어가며 멋진 월드맵을 누비는 것은 마리오 3를 떠올리게 한다. 전투에는 덕 테일즈의 요소도 있다. 마을, 인벤토리, 돈이 있고 NPC들을 만나는 것은 젤다 2와 Faxanadu를 합쳐놓은 것 같으며, 악마성과 닌자용검전처럼 서브웨폰 시스템도 있다. 패미컴 시대를 추억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셔블 나이트는 패미컴 명작들의 정수만을 뽑아내어 완성시킨 게임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런 고전 명작들의 영향도 있지만, 셔블 나이트가 돋보이는 것은 셔블 나이트만의 독창성, 아트 스타일, 사운드트랙, 플롯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단순한 카피작이 아니며 이미 고전 게임들이 보여준 것들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 아니다. 무엇이 고전 명작들을 위대하게 만들었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기꺼이 수용한 것이다. 또다른 록맨, 또다른 마리오, 또다른 악마성이 아닌, 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창조해낸 게임이다. 그 고찰과 해석이 25년의 시간을 넘어서 지금의 셔블 나이트에 녹아 있다.

셔블 나이트의 스토리는 우리의 용감한 주인공과 파트너 실드 나이트로부터 시작된다. 셔블 나이트와 실드 나이트는 왕국을 노리는 사악한 마법사 인챈트러스(Enchantress)에 의해 따로 떨어지게 된다. 인챈트러스에게는 Order of No Quarter라고 불리는 고유의 테마와 무기를 갖춘 여덟 기사들이 있는데 이 특징은 록맨을 떠올리게 한다. 록맨의 보스들처럼 이 기사들도 멋진 디자인을 자랑한다. 나는 팅커 나이트(Tinker Knight), 트레저 나이트(Treasure Knight), 프로펠러 나이트(Propeller Knight)가 특히 마음에 들긴 하지만, 솔직히 말해 모든 디자인이 다 좋다.

기초 조작을 배우는 인트로 스테이지를 지나면 마리오 3의 8개 월드 같은 식으로 맵 위를 이동한다. 왕국은 이미 인챈트러스와 부하들에게 정복당했지만, 셔블 나이트는 여덟 기사들을 물리치며 스테이지에서 스테이지로 이동해간다. 맵에는 25년 전의 해머 브로스나 부메랑 브로스처럼 돌아다니는 적들이 있어서 이들과 싸우기도 한다. 고전 명작들이 그러하듯 이 게임도 이렇게 직관적이다. 접근하기 쉽고, 이해하기 쉽다. 특히 패미컴 컨트롤러를 손에 쥐고 자란 세대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셔블 나이트의 게임플레이는 유동적이며 반응이 좋다. 록맨보다는 빡빡하지 않고, 악마성보다는 엄격하지 않고, 닌자용검전보다는 빠르지 않다. 이름처럼 삽을 든 셔블 나이트는 적을 후려 칠 수도 있고, 덕테일즈처럼 점프해서 찍을 수도 있다. 삽은 무기일 뿐 아니라 여러 기능을 한다. 보물을 파내거나, 모래, 돌 등으로 된 벽을 부술 수 있으며, 돈을 충분히 모으면 여러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젤다의 전설처럼 체력이 풀일 때 검기를 날리는 업그레이드도 있다.

돈을 모으고 쓰는 것은 셔블 나이트의 중요한 요소다. 적과 싸우거나 숨겨진 굴을 탐색하면 많은 보석들을 얻을 수 있으며, 무기, 갑옷, 체력, 마력 업그레이드에 사용된다. 그리고 불을 쏘는 지팡이와 같은 서브 웨폰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서브웨폰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닻으로 악마성에서 시몬이 쓰던 도끼와 유사하다.

어려운 구간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업그레이드와 서브웨폰이 필요하다. 하지만 셔블 나이트의 난이도는 도전적이면서 균형잡혀 있어서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은 없다. 셔블 나이트는 나에게 록맨 2를 하던 때처럼 여러 도전을 제공했지만, 가혹하다고 느낄만한 부분은 없었다. 이 점은 도전적인 레트로 플랫포머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약간 실망이기도 했지만, 어리거나 게임 경험이 많지 않는 유저들을 위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좀 더 어렵게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체크포인트를 부수면 대신 많은 돈을 얻을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미스가 나면 자칫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단순한 컨티뉴 시스템 이상의 멋진 리스크/리워드 시스템이다. 그리고 죽으면 돈을 잃게 되고, 이 돈은 그 죽은 장소에 가서 회수하면 되찾을 수 있다. 셔블 나이트는 주의 깊게 플레이하면 그만큼 보상을 받고, 부주의하게 플레이하면 재앙을 맛보도록 설계되었다. 악마성 전설(Castlevania III: Dracula's Curse) 같은 게임처럼 무자비한 게임은 아니지만 말이다.



고전 게임들이 그렇듯 스테이지는 새로운 요소를 학습해가도록 구성되었다. 한번 정도 힌트와 함께 새로운 요소를 안전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 다음은 바로 실전이다. 어떤 스테이지는 적이 거의 없었다. 난 적과 더 싸우는 걸 바라긴 했지만, 셔블 나이트는 덕테일즈의 영향을 더 받았다. 적과 싸우는 것보다는 플랫포밍 도전을 택했다. 보스 이외의 적들은 귀엽고 잘 디자인된 것도 있고, 몰개성한 것도 있다. 내가 가장 실망한 부분은 적들이 다양하지 않고 팔레트 스왑이 자주 사용된 점이다. 특히 게임하면서 숱하게 보게 되는 기사와 마법사 캐릭터가 그랬다. 하지만 Order of No Quarter와 NPC들이 이 결점들을 만회하고 있다.

일부 적들에 실망하긴 했지만, 스테이지는 다양하고 멋지게 디자인되었다. 게임을 하다 멈춰서 눈여겨 보거나 귀를 기울이거나 하게 되는 많은 순간들이 있었고, 배경 스크롤링 기법 또한 멋있었다. 특히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인챈트러스의 성 배경이 잘 만들어졌다. 록맨 2 버블맨이 생각나기도 하는 수중 스테이지에서 메탈맨을 생각나게 하는 공장 스테이지까지, 전면 배경도 후면 배경도, 빛살 가득한 하늘도 으스스한 수풀도, 인적없는 묘지도 우중충한 지하도, 모두가 경탄할 만했다. 셔블 나이트는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키는 작품이다.


결론


난 셔블 나이트가 좋다. 레트로 게이머들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다. 과거로부터 얻은 풍부한 영감으로 고유의 작품성을 확립하고 있다. 7~8시간의 첫 플레이를 하는 동안(깬 후에는 뉴 게임+ 모드도 생긴다), 새로운 스테이지를 깨고, 돈을 모으고, 업그레이드를 사고, 숨겨진 것들을 탐험하고 하는 모든 것들이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훌륭한 플레이거리이며, 아름다운 볼거리이며, 멋진 들을거리이다.

셔블 나이트는 현재까지 2014년 게임 중에서 가장 내 마음에 든 게임이며, 고전 게임의 진가를 보여준 게임이다. 나처럼 패미컴과 함께 자란 세대든, 그런 걸 모르는 세대든, 셔블 나이트는 꼭 플레이해볼만한 게임이다.



http://www.ign.com/articles/2014/06/26/shovel-knight-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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