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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아로 사건집 / 애거서 크리스티 ★★★ 본문

추리소설

푸아로 사건집 / 애거서 크리스티 ★★★

유토니움 2017. 2. 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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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에 잡지를 통해서 많은 푸아로 단편이 나왔습니다. 그 중 11개를 모은 단편집입니다. 초기작 중 괜찮은 단편들을 모은 책이고, 11편 모두 헤이스팅스가 나온다는 것도 반갑습니다. 해문판 제목은 "포와로 수사집"으로 단편 3개가 더해져서 1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황금가지는 영국판, 해문은 미국판을 기준으로 해서 생긴 차이입니다. 황금가지판에서는 "빅토리 무도회 사건"을 보면 나머지 단편을 읽을 수 있습니다.


'서방의 별'의 모험 ★★
다이아몬드 도난 사건을 해결하는 단편입니다. 사건은 별로였는데 헤이스팅스가 푸아로에게 바보 취급당하는 걸 보는 맛이 쏠쏠합니다.
*푸아로와 헤이스팅스의 대화 중 언급되는 사건은 '클로버 킹'입니다. "빅토리 무도회 사건"에 있습니다.
*메리 마벨이 언급하는 사건은 '빅토리 무도회 사건'입니다.

마스던 장원의 비극 ★
보험 회사의 의뢰로 맬트레이버스 씨의 죽음을 조사하는 단편입니다. 요즘 독자가 보기에는 영 재미없는 단편입니다. 밝혀지는 진실이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다 좋지 않습니다.

싸구려 아파트의 모험 ★★
로빈슨 부부는 이상할 정도로 싼 가격에 집을 구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푸아로는 수수께끼를 풀고 숨어있던 사건을 해결합니다. 푸아로가 경찰과 협력해서 활약하긴 하지만 독자는 구경꾼이 됩니다. 푸아로가 척척 일을 해내고는 경찰에게서 얻은 정보를 설명해주는 식이라 헤이스팅스나 독자가 참여할 부분이 없습니다. 독자 위치에서는 좀 거리감이 느껴지고 재미없었습니다.

사냥꾼 오두막의 미스터리 ★★★
푸아로가 독감으로 눕는 바람에 헤이스팅스 혼자 살인사건을 수사합니다. 마지막에 사건을 푸는 건 푸아로지만 전개가 재미있습니다. 헤이스팅스가 중심이 되어 단서도 투명하게 주어집니다. 대담하면서 독자에게 공정한 단편입니다.

백만 달러 채권 도난 사건 ★★★
뉴욕으로 향하는 선상에서 흔적 없이 사라진 백만 달러 채권 이야기입니다. 너무 쉽게 사건을 풀고 자신만만한 푸아로와 옆에서 헛발질하며 답답해하는 헤이스팅스가 살아있어 흥미진진합니다. 해문판에 '배가 도착하기 30분 전에 이미 그 증권은 매각되었으니까요.'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후 내용과 맞지 않습니다. 황금가지판은 '배가 도착한 후 30분도 지나기 전에 그 채권이 매각되었으니까요.'입니다.

  "모름지기 사람은 자기보다 재능이 뒤떨어지는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네."
  "나 원 참, 푸아로! 당신이 사서 시간 낭비를 하는데 필요한 적지 않은 경비를 대는 사람이 나라는 건 아는 거예요? 당신은 자만심이 지나쳐요!"
  "폭발하지 말게, 헤이스팅스. 나는 자네가 내게 학을 떼는 때가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안타깝게도……. 맞아, 난 천재적이기에 그런 벌을 받는 거야!"
  이 작은 남자가 가슴을 내밀면서 짓는 한숨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웠던 탓에 나는 도저히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집트 무덤의 모험 ★★
피라미드 발굴 관계자들이 연속으로 죽습니다. 투탕카멘의 무덤이 1922년에 발견되었는데 이 단편이 1923년에 나왔으니 최신 소재를 쓴 것입니다. 파라오의 저주가 대중적으로 유행했던 당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요즘 읽기에는 흥미가 떨어집니다.

그랜드 메트로폴리탄 호텔 보석 도난 사건 ★★
호텔 객실에서 진주를 훔친 범인을 찾는 사건입니다. 의표를 찌르는 트릭이 좋았으나, 단서가 명료하지 못합니다. 푸아로야 알아서 풀긴 하지만 독자에게 주는 묘사는 충분치 못했습니다.

납치된 총리 ★★★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스파이에 납치된 영국 총리를 푸아로가 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좀 멀게 느껴지지만, 핵심은 납치 사건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하는 것이고 이야기 속에 단서가 잘 풀어져 있습니다. 헤이스팅스가 푸아로 따라다니며 서술하는 것 외에 역할이 없어서 아쉽지만, 푸아로가 회색의 뇌세포에 자아도취하는 것과 추리하는 건 볼만합니다.

대번하임 씨의 실종 ★★★★
이 단편에서 푸아로는 헤이스팅스, 재프 경감 외의 사람은 만나지 않습니다. 방 안에 앉아서 재프 경감이 전해준 정보만으로 사건을 해결합니다. 사건도 흥미진진하고, 세 사람의 대화도 재미있습니다. 푸아로야 여느 때와 같고, 재프는 협조하면서도 푸아로가 정말 알아낼지 궁금해하고, 헤이스팅스는 의견을 내보지만 반박당합니다. 유머도 있고 마무리도 경쾌한 단편입니다.

  "발자국 하나, 담뱃재 한 톨까지 놓치지 않을 것을 내가 보증함세. 그는 눈썰미가 좋아서 빠뜨리는 게 없어."
  "몬 아미, 그런 눈쯤은 런던의 참새들도 다 갖고 있다고."

  "물적 증거들이라는 것은 대개 중요치 않아. 정말 중요한 것은 한두 개 뿐이네. 바로 두뇌와 작은 회색의 뇌세포."
  그는 톡톡 자기 이마를 두드려 보였다.
  "……우리가 의지해야 할 것들이지. 인간의 감각은 부정확하기 마련이야. 속에서 진실을 쫓아야 한다고. 머리 밖에서가 아니라."

  푸아로는 말을 멈추고 손을 뻗어 삶은 달걀을 또 하나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암탉이 낳는 달걀의 크기가 제각각이라는 건 정말 짜증스러운 일이야! 아침 식탁 위에서의 시각적 균형을 깨뜨리잖나? 가게 주인들이 크기대로 달걀을 구분해 팔기만 했어도!"

이탈리아 귀족의 모험 ★★
포스카티니 백작이 살해된 사건입니다. 단서가 너무 사소해서 추리에 비약이 있습니다. 푸아로가 지목한 단서가 아니어도 경찰이 수상한 점을 더 조사하면 범인이 잡힐 사건이기도 합니다.

사라진 유언장 사건 ★★★
유언장으로 조카딸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죽은 노인 이야기입니다. 재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숨기고 이를 찾지 못하면 재산이 모두 기부되도록 한 것입니다. 유언장이 드러나는 부분은 좀 심심합니다. 그래도 죽은 노인이 사람 골탕 먹인다는 설정이 재미있고, 푸아로가 뻐기는 건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뭔가 좀 불공평한 기분이 드는군요. 진짜 승자는 그 노인이니까요."
  "아닐세, 헤이스팅스! 헤매고 있는 것은 자네라고. 마시 양은 이 문제를 즉시 내 손에 맡김으로써 스스로 현명한 사람이라는 사실과 함께, 여성에 대한 고등교육이 가진 유익함을 증명했다네. 언제나 최고의 전문가를 고용한다, 그녀는 재산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증명한 거야."
  나는 기가 막혔다. 정말로 어이가 없었다. 지하의 앤드루 마시 노인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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