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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탐정 / 애거서 크리스티 ★★★ 본문

추리소설

부부 탐정 / 애거서 크리스티 ★★★

유토니움 2017. 2. 2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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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와 터펜스 단편집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두 번째로 낸 장편소설 비밀 결사의 주인공입니다. 푸아로와 헤이스팅스 다음으로 태어난 주인공입니다.

푸아로나 마플 이야기는 추리극이지만 토미와 터펜스는 그 시대를 배경으로 스파이가 출몰하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비밀 결사 이후 결혼한 토미와 터펜스는 따분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지루해서 만담을 주고받던 부부에게 반갑게도 임무가 생깁니다. 테오도르 블런트라는 남자가 운영하던 국제 탐정 사무소가 있는데, 이곳이 소련 스파이들의 거점이었습니다. 블런트는 구속되고, 토미가 블런트를 가장해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기로 합니다. 그러면서 파란색 편지와 16이라는 숫자와 관련된 인물을 탐색하는 게 부부에게 주어진 비밀 임무입니다.

겁 없고 모험심 강한 추리소설 애독자 부부가 펼치는 모험입니다. 부부가 공부한 추리소설 속 주인공을 흉내 내거나 인용하며 전개되는데, 애거서 크리스티가 고전 추리소설을 오마주하는 단편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대적 거리 때문에 즐기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중에서도 초창기 작품이고, 여기서 인용하는 탐정들 대부분이 요즘 독자들은 모르는 탐정입니다. 그래도 부부 탐정만의 깜찍한 매력이 있고, 읽다 보니 뒤쪽으로 갈수록 빠져듭니다.


아파트에 나타난 요정
등장인물과 배경을 소개하는 장입니다. 터펜스가 사진에 요정 같은 자국이 있는 걸 보고 코난 도일에게 보낼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코팅리 요정사진에 대한 대사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단편을 쓴 건 1924년으로, 요정사진이 화제가 된 지 몇 년 안 되었습니다. 당시 코난 도일은 심령학에 빠져있었으며 요정이 실존한다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차라도 한잔
탐정 사무소를 시작했지만 기대만큼 멋진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터펜스의 홍보 작전으로 첫 성공을 거둡니다. 사건이랄 건 없지만 잘나가는 탐정사무소를 연기하는 베레스퍼드 부부와 앨버트의 입담이 재미있습니다.

분홍색 진주 사건
사라진 진주를 찾는 단편입니다. 토미가 손다이크 박사처럼 해보겠다면서 사진을 찍고 다닙니다. 사건은 해결했지만 재미있는 점은 없었습니다.

이상한 불청객 사건
탐정 업무가 없어 따분해 하던 어느 날, 첩보 임무와 관련된 파란색 편지가 옵니다. 그리고 편지를 노리는 일당이 등장하지만, 부부가 재치있게 위기를 넘깁니다. 사건은 짧아서 별것 없지만 토미가 입 놀리는 게 소소하게 재미있습니다.

킹을 조심할 것 / 신문지 옷을 입은 신사
터펜스가 살인사건을 푸는 단편입니다. 살인사건이 나오니 여느 단편 추리소설 같은 느낌입니다. 부부 탐정만의 매력은 잘 느껴지지 않았고, 추리도 정밀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20세기 초 소설이라 어쩔 수 없지만 터펜스가 흉내 낸 탐정도 요즘 독자는 모르겠습니다.

부인 실종사건
부부의 모험으로 긴장감을 쌓다가 마지막에 터뜨리는 분위기 반전이 인상적입니다. 토미가 홈즈 흉내 내는 게 재미있습니다.

장님 놀이
이번엔 토니가 맹인 탐정 손리 콜튼 흉내를 냅니다. 요즘 독자가 알 법한 캐릭터는 아닙니다. 첩보 임무 때문에 또 위험에 빠졌다가 기지를 발휘해 빠져나오는 이야기인데 별로 재미있는 점은 없었습니다.

안개 속의 남자
토미가 사제복을 입고 브라운 신부 얘기를 하다가 사건에 말려듭니다. 살인사건이 발생해서 그 범인을 밝혀내는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단편 추리소설 같은 느낌이라 별다른 매력은 없습니다.

위조 지폐범을 찾아라
에드가 월리스 관련 대화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야기도 앞서 써온 패턴이라 질린 데다 부부의 입담도 즐길 수 없어서 별로였습니다.

서닝데일의 수수께끼
구석의 노인 스타일 단편입니다. 토미와 터펜스가 신문에 보도된 살인사건 얘기를 하다가 범인까지 추리해냅니다. 부부의 대화 위주로 사건 해설과 추리에 집중해서 진행됩니다. 괜찮은 단편 추리였습니다.

죽음이 숨어 있는 집
여러 사망자가 나오는 독살 사건입니다. 긴장감 넘치고 음산한 분위기까지 풍기는 강도 높은 단편입니다. 그래도 토미와 터펜스는 전혀 굴하지 않고 범인을 밝혀냅니다. 언급되는 탐정은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단편이었습니다.

철벽의 알리바이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남녀가 알리바이 문제로 내기합니다. 여자가 동시에 두 장소에 존재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고 남자에게 깨보라고 합니다. 남자가 탐정 사무소에 의뢰하면서 이 문제는 토미와 터펜스에게로 넘어옵니다. 부부의 대화를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경쾌한 단편입니다. 알리바이 조사로 고생하면서 '추리소설에서는 이런 거 쉽게 하던데….'하며 툴툴대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트릭은 멋있지 않지만, 이야기가 아기자기합니다.

목사의 딸 / 레드 하우스
가난한 목사의 딸이 부유한 할머니에게 재산을 상속받았습니다. 전 재산을 받았는데 돈은 없고 집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집이 있으니 하숙인을 들이려고 했는데, 폴터가이스트 현상으로 하숙인들이 도망가버립니다. 그리고 그 집을 사겠다는 수상한 사람이 접근합니다. 의뢰를 받은 토미와 터펜스가 집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평범한 이야기로, 부부의 활약이 소소한 재미를 줍니다.

대사의 구두
미국 대사가 영국을 방문하면서 이상한 일을 겪습니다. 다른 사람과 가방이 바뀌었다가 되돌려받았는데 돌려준 사람의 신분이 가짜였습니다. 가방 안에는 구두가 있었는데 확인해봐도 뭔가 도둑맞은 흔적은 없었습니다. 이 인물의 의도가 궁금해진 대사가 탐정 사무소를 찾아옵니다. 사소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토미와 터펜스가 사건에 뛰어드는 재미있는 단편입니다.

16호였던 남자
탐정 사무소에 생긴 이변을 눈치챈 거물 러시아 스파이가 직접 나섭니다. 부부 탐정의 대미를 장식하는 최후의 대결입니다. 그에 걸맞게 이번에 토미가 흉내 내는 캐릭터는 에르퀼 푸아로입니다. 마지막 장이라 큰 위기에 빠지지만, 회색의 뇌세포에서 답을 찾은 토미가 16호를 잡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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