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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오더 메이드 살인 클럽 / 츠지무라 미즈키 ★★★★

유토니움 2017. 1. 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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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이 이해되지 않는 소설은 재미가 없습니다. 억지로 읽어도 글자는 글자일 뿐, 읽어도 안 읽은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책을 보다보면 자주 겪는 일이고 거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중학생이 주인공인 소설은 멀게 느껴집니다. 중학생 이야기에 공감할 게 있겠나 싶어서 손이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츠지무라 미즈키의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중학생입니다. 소중한 비밀을 아무렇지 않게 들춰보는 엄마가 싫습니다. 눈치없는 선생님이 짜증납니다. 파벌에 집착하고 가식적인 학교 아이들에 상처받고 분노합니다. 그래도 벗어나기는 불안합니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습니다. 흥미를 끄는 건 뉴스에서 본 또래 아이들 사건, 죽음에 가까운 이미지들입니다. 어딘가 꼬인 아이가 아닙니다. 우리들 마음 한편에 있을 법한 아이입니다. 학생이 주인공인 소설이라면 동아리 활동이나 축제같은 이야기가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그런 것보다는 심리적으로 더 가까운 곳에 닿아있습니다. 공산품 정서는 닿지 못하는 곳을 주문제작 수공예 비뚤어짐으로 어루만집니다.

위태로운 소녀 고바야시 앤의 심리가 생생합니다. 여기에 살인 주문이 더해집니다. 아무도 앤을 이해하지 못하던 세상에 다른 반응이 나타납니다. 같은 반 남학생 도쿠가와입니다. 도쿠가와의 일면을 알게 된 앤은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말해 버립니다. "날, 죽여주지 않을래?" 두 사람만의 비밀이 시작됩니다. 자신이 살해당할 계획을 세우는 사춘기 소녀 이야기, 이 정도면 페이지를 넘길만하지 않습니까?

사실 미스터리적인 면은 거의 없는 성장소설인데 장르같은 건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요동치는 청춘을 포근하게 감싸는 시선이 아련하게 느껴졌습니다. 소녀가 소년을 만난다는 재료가 츠지무라 미즈키 손을 거치니 이런 맛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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