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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쉬 4 잠자는 신의 탑 디 프롤로그 본문

브랜디쉬/브랜디쉬 4 잠자는 신의 탑

브랜디쉬 4 잠자는 신의 탑 디 프롤로그

유토니움 2012. 7. 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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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Dee-

Race : Human Sex : Male Age : 17 Class : Stalker

  기디아 황국의 남서쪽. 아스라트 문화권 출신. 수년 전에 전쟁 고아가 되어 고아원에서 살고 있다. 고아원의 경영이 어렵고 먹을 것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디는 타고난 민첩성을 이용하여 절도 등으로 생활하고 있다. 고아원 원생들 중에서도 특히 약해 보이는 모브를 마음에 들어한다.

  무기는 채찍. 방어구는 가슴 보호기와 용수. 마법 능력이 없기 때문에 반지 마법은 사용할 수 없다. 빠른 손놀림을 이용하여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훔치거나 함정을 제거하는 일이 가능하다.

만남 -MOVUE-

「디, 디! 잠깐 이리로 와 보렴」
  고아원의 식모가 약해 보이는 작은 아이를 큰손으로 감싸고 있다. 보라색 머리를 하고 있는, 귀가 긴 하프 엘프는 얼굴의 반을 식모의 옷 속에 파묻고 있었다.
  디는 얼굴 어디엔가 아직 어린 구석이 남아 있는 청년이었다. 헤진 옷 사이로 보이는 근육이 그의 거친 생활들을 보여 주는 듯했다.
「왜요?」
  식모에게 달려와 파란색과 빨간색이 섞인 머리를 만지면서 디는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오늘부터 고아원에서 살 아이야. 누비아르 교의 사교님에게 부탁 받았어. 네가 돌봐줘. 울렸다간 알아서 해라.」
  울리면…이라는 말을 강조하고 쌓여 있는 세탁물을 치우기 위해 식모는 고아원 뒤쪽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디는 남아있는 하프 엘프를 빤히 쳐다보았다.
「너, 이름이 뭐니?」
「……」
「뭐!? 들리지 않아. 더 확실히 말해!」
「…모브…」
  모브는 뱃속 저 밑에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좋아. 모브, 너, 남자지.」
「에? 으…응…」
「그렇다면 따라와. 지금부터 일 해야지.」
「일?」
  모브는 불안하다는 듯 말하자 디는 모브의 귀에 장난치듯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마을밖에 와 있는 상인의 짐을 빼앗는 거야.」
「에? 그렇지만…」
  '빼앗는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에 모브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쉿! 바보야 큰소리 내지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들은 굶어죽을 거야. 너는 작아서 몸이 가벼울 것 같으니까 어디든지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만…」
  머리를 숙이는 모브. 디는 계속해서 말을 했다.
「상인이라는 것은 다 악당이야. 가난한 사람의 적이지. 괜찮아. 이런 시대에 우리를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렇지만 신이 보고 있어!」
  그 자리에서 얼굴을 들고 모브는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의외라고 할 정도의 확실한 대답이었다. 디는 한방 맞은 듯한 기분이었지만 비웃듯이 웃었다.
「으~응.…약한 사람들에게 차가운 신. 그런 거 몰라.」
「빨리 와! 모브. 오늘 밤, 너의 환영 파티다.」
「어, 기다려…!」
  맑은 하늘 아래, 총총 걸음으로 걷기 시작한 디를 모브가 뒤쫓아가고 있다.

  큰 전쟁이 끝나고 수년 후. 아스라트 문화권의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이 마을에서는 많은 전쟁 고아의 구제에 힘을 쓰고 있었다. 고아들은 굶는날이 많았지만 그것은 가족을 가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신의 탑 -FATA MORGANA TEMPLUM-

「젠장, 내놔. 내놓으라고 했잖아.」
「조용히 해! 꼬마야. 말이야..네가 이 사막에 내던져져도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아. 수고가 덜어지니까」
  처음 만남에서부터 수개월이 지난 밤. 디와 모브는 카루아 사막의 북쪽을 달리고 있는 죄수 수송 마차 속에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디 때문이었다. 하루하루 절도를 되풀이해도 사는 것은 나아지지 않을뿐더러 영양실조나 병으로 고아원의 친구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는 어떤 귀족의 성을 모브와 둘이서 털기로 했었다. 그 결과 붙잡힌 것이었다. 모브가 도망가는 길을 찾는데 실수를 해서였지만 디는 모브를 탓하지 않았다.

  한번 난리를 친 후, 디는 토라진 것처럼 옆으로 누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브는 디의 옆에서 무릎을 꿇고 디를 걱정하듯 쳐다보고 있다.
  수송 마차 속에는 디와 모브 이외에도 여자가 한 명 앉아 있었다. 로브와 두건으로 몸을 둘러싸고 있어 모습이 확실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두건 밑으로 보이는 얇은 턱과 목걸이, 그리고 향수의 냄새로 성숙한 여성임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흔히 말하는 남자를 유혹하는 종류의 여자였지만 디는 그냥「냄새나는 여자군」이라는 한마디로 무시하였다.
  모브는 디에게 물어보았다.
「디, 지금부터 신의 탑이라는 곳에서 노동을 하게 되는거야?」
「응.」
「앞으로…어떻게 될까?」
  이러한 모브의 질문에 디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러자 로브의 여자가 가볍게 웃었다.
「뭐…뭐가 우스워.」
  모브가 말했다.
「'태평한 사람이군'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한 박자 늦춰서 여자가 말했다.
「꼬마야. 이것이 호박의 마차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
  조금 약이 오른 것과 같은 얼굴을 한 모브를 보고 여자는 계속 웃었다.
「이대로 간다면 2, 3일 후에는 멋있는 곳에 도착할 거야. 하루에 한번의 식사. 날이 밟아서 어두워질 때까지 유적의 발굴 작업.  이러한 생활이 평생 계속 돼.」
「평생? 열심히 일하면 용서해 준다고 들었어.」
「호호호! 바보로군. 그런 말을 믿다니. 그 탑은 나라가 엄중하게 관리하고 있는 곳이야. 그렇게 간단하게 보내주지 않을 거야. 탈출한다고 해도 이렇게 넓은 카루아 사막을 충분한 장비도 없이 어떻게 빠져나가지?」
「아직까지 신의 탑에서 도망간 사람은 없어.」
  여자의 말에 모브는 낙담했다. 한편 디는 변함없이 아무말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요염의 멜메라다 -MERMELADA-

  어느 정도 침묵이 흘렀다. 밤의 사막은 냉기와 적막의 세계. 달리고 있는 마차의 바퀴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있잖아. 왜 유적의 발굴에 나라에서 엄중하게 관리를 하고 있는지 신경 쓰이지 않아?」
  이번에는 로브의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라가 이런 일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어. 그것은 이익 때문이야.」
  여자는 디 일행에게 다가서며 말을 했다.
「그렇다면 신의 탑에 있는 이익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여자의 말에 디는 진절머리가 났다.
「후후후…」
  여자는 창문 밖으로 시선을 멈추었다. 사막 저쪽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건물이 다가오고 있었다. 신의 탑이었다.
「…보석이 있는 거야. 그것도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커다란. 그러나 탑에는 수수께끼와 함정이 많아, 간단히는 발견하지 못하겠지만.」
「그럼, 보석이 있다는 증거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디는 물었다.
「아직까지는 탑에 남겨진 문장에서밖에 보물에 관련된 사실을 알 수 없어. 그러나 그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옛날 사람들은 왜 저렇게 큰 탑을 만들었을까?」
  이 말에 끌리어 디는 자신도 모르게 마차의 창 밖을 보았다. 그 순간, 디의 시선은 탑으로부터 뗄 수가 없었다.
  확실히 그것은 거대한 건물이었다. 기둥은 하나의 마을보다도 컸다. 그리고 정점은 구름보다도 높게 뻗어 있다. 탑에 부딪치는 바람 소리가 마치 마물의 울음소리와 같이 울려,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디는 이러한 탑을 지금까지 본적이 없었다. 마을의 감시 탑, 감옥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탑이었다. 그렇군. 여자가 말한 대로 옛날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거대한 탑을 만들었을까? 디는 알 수 없었다.
  (신의 탑…신을 위한 탑. 정말 그럴까? 정말로 보물이 있다고 한다면 지금의 생활에서 탈피할 수 있어….)
  이윽고, 오랜 여행으로 더러워진 마차를, 탑의 모습이 자세하게 새겨진 금속제의 대문이 내려다보았다. 수송인이 고삐를 당기자 마차의 말이 긴 여행으로 피로한 울음을 한번 토해내며 정지했다.
  결국 마차는 신의 탑에 도착한 것이다.

「어이, 내려.」
  수송인이 디 일행에게 거칠게 명령했다. 3명이 마차에서 내리자, 문지기가 대문을 열기 시작했다. 얇고 소름끼치는 소리가 몇 번 울리고 나자, 천천히 탑 안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막의 모래가 대문의 움직임에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그 장소의 모든 것을 덮으며 탑 안으로 사라져 갔다.
「여기가 너희들의 무덤이다. 비참하게 죽고 싶지 않거든 열심히 일해.」
「뭐? 그것은 사양하겠어.」
「뭐라고!」
여자는 당돌하게 이렇게 말하고 양손으로 원의 모양을 만들었다.
「…너, 이 정도의 봉인 수갑을 너무 믿고있군. 나와라 요염!」
  이 말이 끝나는 순간, 여자의 손 주위가 하얗게 빛을 발산하며 수갑이 풀어졌다. 여자는 마법사였다. 그것도 봉인되어 있던 수갑을 간단히 풀 정도로 뛰어난.
「이런... 내가 아끼는 하얀 옷에 자국이 남았군. 이거 눈에 잘 띌까?」

「이것이!」
  문지기가 창으로 공격을 하자, 여자는 웃으면서 양팔을 벌렸다.
「땅에 의지하여 세계의 탄생을 본 자여! 너의 힘, 그 파괴력, 승화의 시간이 왔다!」
  여자의 손바닥이 빨강색과 녹색으로 타고 있었다. 그리고 주문이 끝나자, 마치 포박에서 풀려나는 것처럼 주위에 폭염을 만들었다.
  폭음. 문지기와 수송인과 같이 디와 모브도 순간적으로 날아갔다. 모브는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었다. 디는 기절은 하지 않았지만 전신에 아픔을 느껴 일어날 수 없었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군. 이 대문은 그렇게 간단히 지나갈 수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덕분에 고생했어.」
  로브를 벗고 서있는 여자의 모습이 디의 망막에 들어왔다. 활과 같이 부드러운 신체를 하고 있었다. 강한 눈매, 짧게 자른 검은머리, 아름답고 파란 옷이 보였다.
「…너, 너…는 도대체 누구냐?」
  디는 마디마디에 느끼는 아픔을 참고 간신히 말했다.
「어라? 씩씩하군. …나의 이름은 멜메라다. 요염의 마법사라고도 하지. 이 탑의 보물을 가지러왔어. 기억해둬.」
「제길!…」
멜메라다의 웃음소리가 탑에 반사되어 울려 퍼졌다.
「모브… 괜찮아? …멜메라다… 잊지 않을 꺼야… 젠장…」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디는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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