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이 있은 후, 디에겐 몇가지 별명이 붙었다. 희대의 도적, 비정한 암살자, 그리고 마왕··. 어둠 속에서만, 그 모습을 선명히 나타내는 존재로서 널리 두려움받게 된다.
사피유 「크렐·· 우리들, 왜 날고 있는 거야? 우후후··이건, 꿈이야」
크렐 「후후후. 그럴 지도 모르겠네. 먼 옛날 사람이 그렸던 꿈·· 하지만, 그 꿈을 꾸는 사람은 이젠 없어 다 끝난 거야. 모든 것이··」
가라하드 「아가씨들,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새벽의 무녀니까, 당연한 거였나요. 아니 정말, 질려버렸습니다. 귀중한 탑이, 이렇게 흔적도 없이 무너져 내리다니 말이죠」
사피유 「··탑이라뇨? 신의 탑 말인가요? 이곳이? 어머나. 다같이 저를 놀리고 있는 거군요 크렐, 사실대로 말하세요」
크렐 「사피유, 정말이라니까··」
멜메라다 「그래요. 이것이, 원래는 신의 탑. 아-아····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내겐 아무 수확도 없었어요 하지만, 크렐에겐 수확이 있던것 같군요」
크렐 「예? 무슨 말씀이시죠?」
멜메라다 「당신, 변했어요. 처음에 만났을 때와는 달라. 그래요. 지금의 당신은 자신이 넘치는 듯한 느낌이에요」
사피유 「수행··인가. 힘든 수행이었겠군요, 크렐에겐」
크렐 「응. 여러 사람들을 만났고, 여러가지 일이 있었어 힘들었었지만··정말로 오길 잘 했어」
사피유 「나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하지만 괜찮아. 크렐이 성장할 수 있었다면 자, 돌아가자. 우리들 마을로··」
신의 탑이라 불리웠던 탑은 이제 없다. 언젠간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사라져 버릴 것이다. 하지만 크렐이 손에 넣은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갈 것이다··
사피유 「크렐! 괜찮아!? 정신 차려!」
크렐 「와 주었구나·· 도망가도··됐을 텐데··」
사피유 「하지만·· 크렐을 두고 도망갈 수가 있어야지」
크렐 「정말 고마워. 사피유. 약간, 피곤한 것 뿐이니까··」
사피유 「지진이 멈췄어. 이걸로 끝난 모양이야. 모든 것이 ··」
크렐 「제단에는 올라갔었지만, 결국··나는 아무것도 손에 넣을 수가 없었어」
사피유 「그렇지 않아 네가 무엇인가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 건 알고 있었어. 그게·· 그 모습 때문이라는 건 몰랐지만 말이야·· 그것을, 네가 가장 신경쓰고 있던 것을·· 자신의 의지로, 억제할 수 있게 된 거잖아?」
크렐 「응··지금은 그렇지만·· 언젠가··또, 나의 의지와는 반대로 그 모습이 되어버린다면··」
사피유 「······」
가라하드 「역시 아가씨들 이셨군요. 말하는 소리가 들려서 말이죠. 신의 탑도, 이렇게 되니 끝장이로군요 누비아르교의 높은 분들도, 기절초풍 하겠군요. 와앗핫하. 이런, 이거 점잖지 못했군요」
사피유 「키득키득··」
가라하드 「예? 무슨 일 있나요? ·· 소생의 얼굴? 아! 이거 큰일이군. 새까맣잖아」
크렐 「우후후·· 후후후후후····」
가라하드 「처음 봤습니다. 크렐씨의 웃는얼굴. 역시 여자아이는 웃는 얼굴이 제일이지요. 왓핫핫하」
크렐 「역시, 아직 나는 무녀가 될 수는 없어」
사피유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넌 선택되었잖아」
크렐 「나··더욱 더 내자신의 마음을 강하게 해아 하겠다고 느꼈어 그러니까 부탁이야, 사피유. 몇년이 걸릴진 모르겠지만, 그동안에, 나 대신에··」
사피유 「기다려, 크렐!」
크렐 「아니. 이미, 결정한 걸. 내 자신에게 납득이 갈때 까지, 해보고 싶어」
사람들의 희망과 욕망··. 다양한 것을 집어삼키고 무너져버린 탑을 뒤로, 크렐은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새로운 결의를 가슴에 품고··
탑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이변을 눈치채고, 모두다 도망가 버렸다. 탑으로부터 뿜어나오는 힘···· 그것은 주변의 대지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제 탑에 가까이 가려 하는 자는 없었다.
가라하드 「역시 이곳에 계셨군요. 여긴 위험해요. 가까이 가지 않는 편이 좋을 겁니다」
사피유 「하지만, 그 아이를, 크렐을··딱 한번만이라도」
가라하드 「그 후 문은 굳게 닫혀진 채로군요. 가까이 오는 자를 물리치는 모래바람 그녀의 뜻인가, 아니면 탑이 그렇게 하고 있는 건가 그녀는 그때, 무슨 생각을 하고··무엇을 기원했을까. 그것도 이제와서는 더이상··」
사피유 「제발 부탁이야. 크렐! 모습을 보여줘! 내 목소리는 더이상 닿지 않는 거야!? ··진심이 아니었어. 크렐··용서해줘··나를!」
이것이 길리어스가 원했던 신의 힘. 뭐든지 나의 마음대로·· 하지만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누군가의 시선을 신경쓰는 것도, 누군가를 위해··하는 일 없이, 나는 자유를 손에 넣은 거야.
신의 탑이라고 불리웠던 탑···· 긴 세월에 걸쳐 그 탑은, 주인을 찾고 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탑은 크렐의 의지를 받아, 조용히 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잘못으로 부터 태어난 역사가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의식에 의해 종언을 고했다.
그 의식은 신의 입김도, 악마의 속삭임도 아니었다.
단지 한알의 씨를 남긴 의식··
지금, 역사는 다시 눈을 뜨고 이 땅에 새로운 도시가 태어나려 하고 있었다.
가라하드 「··키엔씨·· 탑을 바깥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당신이 하려고 했던 것이 이해가 되는 것 같군요」
가라하드 「휘옥판은, 누구의 눈도 안 닿는 곳에 놔두죠 두번다시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도록」
한때 주목을 받았던 사막의 탑은 발견될 때처럼, 갑자기 모습을 감추었다. 이젠, 누비아르 교회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남아있지 않았다. 자논이라는 사내에 관해서도, 누비아르 교회는 굳게 입을 닫고 있다. 단지, 탑에 한때 몸을 맡겼던 그들의 발자취는 겨우 뒤쫓을 수가 있다.
투루카이아에는 젊은 새벽의 무녀가 돌아왔다. 그녀는 이전의 가냘픈 소녀가 아니었다. 비취색의 머리카락은 투루카이아 민중의 자랑이 되었다.
착취로 가득찬 마을에는 속을 후련하게 하는 의적이 등장했다. 빛나는 눈동자의 청년과 보라빛 머리의 소녀는, 어둠에 태어난 보석과, 가난한 사람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고고학회에는 파격적인 사내가 등장했다. 엉뚱한 의견과, 투사로서도 통할 것 같은 체구는 다른 학자들의 비웃음을 샀지만, 젊은 학자들 중에서는 박수를 아끼지 않는 자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사람들은····그녀의 이름을 성 아랫마을의 게시판에서 수도 없이 보게 되었다. 그녀의 목에 걸린 상금은 나날이 올라만 갔다. 정말 그녀가 붙잡혔다면, 나라가 기울었을 만큼.
음유시인 「뭡니까, 그 악보집. 꽤 낡아보이는데요··?」
가라하드 「뭐냐고 물어보셔도 참, 이건 예의 그 악보집이에요. 얼래··? 정말로 꽤 낡아보이는 군요. 이렇게 너덜너덜 했던가··」
음유시인 「아니요. 그런 일을 부탁한 기억은 없어요. 저는 좀전에 막, 이 탑에 도착한 참이에요. 당신을 만나는 것도 지금이 처음 인데다가··」
가라하드 「예?」
이 여성은, 샤하라자드가 아닌 것일까. 가라하드는 뭐가뭔지 모르는 체, 어떻게 되었는가를 얘기했다. 그러자 그녀는, 모든것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음유시인 「저의 집안은, 옛부터 음유시인 집안이어서, 일족의 사람들은 모두, 여러 나라를 돌며, 곤궁한 사람들을 위해, 치유의 노래를 연주해왔습니다.」
샤하라자드 「저의 이름도 샤하라자드라고 합니다. 저의 집안은, 대대로 이 이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당신이 만났던 사람은, 이전에 이 땅에 왔던, 저의 선조님이시군요. 이 사인··틀림없을 겁니다 그렇다곤 해도, 이 악보집은 근사하군요. 어느 곡에도, 풍부한 선율로 넘치고 있어요·· 분명, 정열적인 분이셨겠군요」
가라하드 「휴우. 그렇게 된 겁니까. ········예? 예, 그러니까·· 당신은 현재의 샤하라자드씨. 이고, 저건, 당신의 선조님인 샤하라자드씨? 그러니까··저건·· 지, 진짜··유령··인가··!? ·········」